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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정의 아하! 스토리] TV, 광고 권력 되찾았다...삼성 연봉 3위의 비밀

뜻밖의 참전자 전자제품 제조사
새로운 콘텐츠 수집자의 위력
오리지널 스토리도 만든다

류현정 기자

매년 3월이면 연봉 5억원 이상 받은 기업 임원들의 명단이 공개됩니다. 2022년 현역 연봉 킹은 예상대로 삼성전자 임원들이 차지했습니다. 기자의 눈에는 연봉 3위에 오른 이원진 삼성전자 사장(무선·VD서비스 사업팀장) 이름이 들어왔습니다. 이원진 사장은 1991년 LG전자 엔지니어로 경력을 시작해 한국엑센츄어, 어도비코리아, 구글을 거쳐 2014년 삼성전자에 합류했습니다. 외부에서 영입된 그가 2021년 7월 사장으로 승진하고 지난해엔 삼성에서 연봉을 가장 많이 받는 3명 중 1명이 되었습니다.

2016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6'에서 삼성전자 당시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이원진 부사장(오른쪽)과 넷플릭스 스콧 마이러(Scott Mirer) 부사장(왼쪽)이 콘텐츠 파트너십에 대해 발표를 하고 있다./삼성전자

제조사들이 스토리를 대량으로 전송해 광고로 수익을 올리는 시대, 상상이나 해보셨는지요? 이원진 사장이 높은 보수를 받은 비결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는 삼성전자 스마트TV용 콘텐츠와 서비스 개발을 주도해 왔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삼성전자가 지난해 광고와 앱 수수료 등으로 벌어들인 돈이 1조원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LG전자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앱 등을 탑재하고 맞춤형 광고로 큰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지난 1월 기자간담회에서 “2022년 TV 광고 매출이 2018년 대비 10배 성장했다”라고 말했습니다.

모바일에 빼앗겼던 광고가 TV 스크린으로 속속 돌아오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디즈니+·티빙 등 스트리밍 서비스(OTT)는 말할 것도 없고 유튜브나 인강(인터넷 강의)도 TV 화면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TV 광고의 승자는 매스미디어 시대에 주름잡던 그 옛날 선수들이 아닙니다.

◇ 광고 권력, 다시 TV로

지상파 방송 시청률이 떨어지고 스마트폰이 득세하면서 TV는 한물 간 광고 매체로 취급받았습니다. 북미 시장에선 유료 케이블 방송이나 위성 방송까지 해지하는 이른바 ‘코드 커팅(cord cutting)’이 대규모로 일어나 광고주에게 TV의 매력도는 더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광고 전문가들은 TV가 인터넷과 연결되면서 광고 지형이 또 바뀌고 있다고 진단합니다. 이른바 커넥티드TV(Connected TV·CTV) 진영이 광고업계의 ‘다크호스’로 부상 중이라는 것입니다. 삼성·LG의 스마트TV나 인터넷 연결을 도와주는 스트리밍 기기(로쿠 스틱, 크롬캐스트, 파이어TV, 애플TV), 비디오 게임 기기(X박스, 플레이스테이션, 위) 등이 대표적인 커넥티브TV입니다.

LG전자가 webOS를 탑재한 LG 스마트 TV를 통해 다양한 맞춤 콘텐츠를 제공한다. /LG전자

유튜브 시청 시간에서 TV 스크린이 차지하는 시간 비중도 2020년 30.5%, 2021년 34.4%에서 2022년 36.4%로 갈수록 증가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만 유튜브를 TV 화면으로 보는 사람이 1억2000만명이 넘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2021년 글로벌 동영상 광고 노출 수에서 커넥티드TV 광고 비중이 46%로 모바일 광고 비중(39%)을 앞질렀습니다.

모티브인텔리전스는 국내 최초로 커넥티드TV 기반 디지털 광고 거래 플랫폼을 내놓은 회사입니다. 모티브인텔리전스는 인터넷에 연결된 커넥티드TV 광고의 장점을 4가지로 꼽습니다.

첫째, TV광고이지만 모바일 광고처럼 다양한 데이터(쇼핑 데이터 등)와 통합해 개인별 타깃 광고가 가능하다. 둘째, 여러 광고 영역을 통합 운영하여 광고 도달과 예산 운용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셋째, 전통 TV광고와 마찬가지로 대형 화면을 통해 고화질 광고를 송출할 수 있다. 넷째, TV·모바일·PC 등을 종합적으로 활용한 크로스 디바이스(Cross-Device) 광고 캠페인도 가능하다.

또다른 조사에 따르면, 동영상이 TV 화면에서 재생되면, 친구나 가족과 함께 시청하는 기회가 많아지고 광고를 볼 때 반응의 강도가 두 배로 커진다고 합니다. PC·모바일 화면보다 TV화면에서 광고를 끝까지 시청하는 완료율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초 세계 최대 스트리밍 업체인 넷플릭스가 광고형 구독 상품을 내놓았습니다. 드라마나 영화 중간 중간에 광고를 보는 대신 구독료가 저렴한 것이 특징입니다. 이 광고 상품은 출시되자마자 완판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인준 모티브인텔리전스 이사는 “넷플릭스가 광고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커넥티드TV 기반의 광고 상품의 인기가 더 높아졌다”면서 “넷플릭스의 행보가 새로운 형태의 TV광고 상품을 국내에 알리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모티브인텔리전스의 경우 올 1~4월 TV 광고 거래액이 지난해 연간 CTV 광고 거래액을 가뿐히 넘어섰습니다.

TV로 광고가 돌아오고 있지만, 전통 매체들의 표정은 밝지 않습니다. e마케터, 스태티스타 등 미국 주요 시장 조사업체에 따르면, 지상파·케이블 방송사 등 전통적인 광고 물량은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오히려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돌아온 TV 광고 물량이 커넥티브TV 선수 중심으로 재편된다는 의미입니다.

아래 표는 e마케터가 미국 선형TV(지상파 방송과 케이블TV 방송)와 커넥티드TV(훌루, 로쿠, 유튜브 등 커넥티브TV 기기를 통한 방송)의 광고 물량과 추이를 전망한 자료입니다.

◇ “박스 장사에 머무르지 않겠다”

TV 교체 주기는 대략 7년 이상입니다. 제조사가 TV를 판 고객한테 다시 TV를 팔아 추가 매출을 올리려면 수 년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런데 3~4년 전부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한층 영리한 TV 비즈니스를 하고 있습니다.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각종 기기 판매한 후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로 돈을 벌어들이는 것처럼 삼성전자와 LG전자도 기기 판매 외 수익을 만들고 있습니다.

가장 주목할 대목은 두 회사가 ‘디지털 광고’라는 신천지 비즈니스에 눈을 떴다는 사실입니다. 삼성 TV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인 ‘삼성TV플러스’가, LG TV엔 ‘LG 채널’이 설치돼 있습니다. 삼성TV플러스와 LG채널의 하위 채널은 각각 1800개, 2900개에 달합니다. 즉, 영화·드라마·예능·뉴스·스포츠 등 각양각색의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고 채널마다 맞춤형 광고를 붙이고 있습니다.

북미에선 우리에겐 생소한 로쿠(Roku)가 대활약 중입니다. 로쿠는 ‘스트리밍 시대의 숨은 강자’라는 별명을 갖고 있습니다. 로쿠는 TV에 연결, 넷플릭스 등을 볼 수 있는 저가·소형 셋톱박스를 만들어 대박을 냈습니다.

아마존에 검색해 보니, 4K와 HDR을 지원하는 로쿠 스트리밍 스틱(2021년형) 가격이 39.99달러에 불과합니다. TV의 HDMI 단자에 이 스틱을 꽂으면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디즈니+ 등 유료 서비스부터 BBC 아이플레이어와 같은 무료 채널과 애플tv+의 건별 영화 결제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4000개가 넘는 유무료 채널을 손쉽게 볼 수 있습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 행사인 CES에서 로쿠가 남다른 크기의 부스를 자랑했던 기억이 나는 데, 이유가 있었습니다. 놀랍게도 전 세계에서 인터넷 영상을 시청할 때 가장 많이 쓰는 단말기는 로쿠입니다. 2022년 2분기 콘비바 보고서(Conviva’s State of Streaming)에 따르면, 인터넷 영상 단말기 점유율 1위는 로쿠(23.1%)였고 2위가 아마존 파이어TV(12.1%), 3위가 삼성전자 스마트TV(10.4%)였습니다.

한국에서는 통신 3사들이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와 IPTV를 묶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콘텐츠를 제공하기 때문에 로쿠와 같은 스트리밍 기기의 위력을 실감하기 어렵습니다. 미국에서는 월 100달러에 달하는 유료 케이블 방송을 보는 게 일반적이었기 때문에 넷플릭스가 등장했을 때 너도나도 로쿠 기기를 구매하고 유료 방송을 해지했습니다.

로쿠도 ‘로쿠 채널’을 만들어 짭짤한 광고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로쿠의 매출 비중 변화가 매우 흥미롭습니다. 2016년까지만 해도 전체 로쿠 매출의 70% 이상이 하드웨어가 차지했지만, 2021년 1분기부터는 로쿠 채널 등 서비스와 소프트웨어 매출이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합니다. 최근 로쿠가 자체 브랜드 TV까지 내놓았습니다. 24인치 119달러 모델~75인치 999달러 모델까지 종수도 11개에 이릅니다.

◇ 뜻밖의 참전자가 벌인 일

현대 스토리 비즈니스의 뜻밖의 참전자가 바로 전자제품 제조사들입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그리고 미국의 로쿠, 비지오 등이 막강한 TV 및 기기 공급 물량을 바탕으로 콘텐츠 애그리게이터(aggregator·수집)가 되었습니다.

삼성 TV 플러스는 지난달부터 KBS 인기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을 포함해 ‘왕가네 식구들’, ‘황금빛 내 인생’ 등 총 3개 채널을 틀기 시작했습니다. CJ EMN 산하 ‘악의 꽃’ ‘아홉 번의 시간여행’ ‘윤식당2′ ‘흔한남매의 안흔한일기3′, JTBC 산하 ‘뉴스’ ‘부부의 세계’ 등도 추가됐습니다.

LG 채널은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챔피언십을 중계하는 것은 물론이고 인기 선수와 팀이 참여한 다큐멘터리 영상을 제공합니다. 올 초엔 미국의 영화 스튜디오 및 배급사 파라마운트와 손을 잡고 ‘파라마운트 플러스(+)’ 스마트TV에서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영국과 아일랜드를 시작으로 서비스 국가를 점진적으로 늘려갈 계획입니다.

로쿠 채널은 ‘오리지널’ 콘텐츠 전략까지 쓰고 있습니다. 2021년 1월 로쿠는 숏폼 동영상 서비스업체 퀴비(Quibi)의 자산을 1억 달러에 못 미치는 가격으로 사들였습니다. 그해 5월 퀴비 오리지널 콘텐츠 30편을 로쿠 오리지널이라는 이름으로 내놓았습니다. 케빈 하트 주연의 액션 시리즈 ‘다이 하트’, 안나 켄드릭 주연의 코미디 영화 ‘더미’, 제니퍼 로페즈가 출연하는 리얼리티쇼 ‘땡스 어 밀리언’ 등이 주요 라인업입니다.

지난해 11월 선보인 영화 ‘위어드: 더 알 얀코빅 스토리 (Weird: The Al Yankovic Story)’는 로쿠 오리지널 중 가장 주목받은 작품으로 꼽힙니다. 해리포터 시리즈의 주인공 다니엘 래드클리프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2023년 1월 15일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28회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드에서 '위어드 : 더 알 얀코빅 스토리'가 TV 부문 최우수 영화상을 수상했다. 에릭 애펠과 알 얀코빅(오른쪽)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올 초에도 로쿠의 신작 오리지널 3편이 공개됐습니다. 17명을 외딴 열대 섬에 떨어뜨리는 ‘파이트 투 서바이브(Fight to Survive)’, 파충류 동물원에서 벌어지는 온갖 에피소드를 담은 ‘파충류에 대한 충성 (Reptile Royalty)’, 미국 서부 목장의 신비한 탐험을 추적하는 ‘UFO 카우보이들(UFO Cowboys)’ 등입니다.

미국 스마트 TV 제조사인 비지오도 잠깐 설명하자면, 자체 채널 ‘비지오 와치프리+(Vizio Watch Free+)’을 키우고 있습니다. AMC 네트웍스와 제휴한 콘텐츠를 보여주는 것이 특징입니다.

스토리 시장에 등장한 뜻밖의 참전자들은 무료 OTT를 태풍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삼성 TV 플러스, LG채널, 로쿠 채널, 비지오 와치 프리 등이 수많은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는 OTT들입니다. 유료 구독형 OTT 업체들이 수익을 내기쉽지 않은 상황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죠. 2023년 상반기 유료 OTT 시장에서 제대로 수익을 내는 곳은 넷플릭스가 유일합니다.

드라마나 영화를 무료로 스트리밍해 주는 서비스를 ‘무료, 광고 지원 스트리밍 TV(Free, Ad-supported Streaming Television·FAST)’라고 따로 구분해서 분석하기도 합니다.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2027년 전 세계 FAST 시장 규모는 지난해 시장 규모 40억 달러의 3배에 이르는 120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봅니다.

◇ 계륵의 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TV 광고 비즈니스에 도전해 성과를 거두는 이유는 2가지입니다. 두 회사가 전 세계 프리미엄 스마트 TV 시장을 석권한 양대 산맥이라는 점입니다. 2022년 기준 삼성전자가 세계 TV 시장에서 17년 연속 판매 1위이고, LG전자는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시장에서 10년 연속 세계 1위입니다.

연간 TV 출하량은 삼성전자가 약 4000만대, LG전자가 약 2500만대에 달합니다. 누적 판매 대수로 따지면 두 회사는 수 억대의 TV를 팔았습니다. 광고 비즈니스의 눈으로 보면, 대규모 잠재 오디언스(audience·청중)를 만날 접점을 만들어 놓은 셈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삼성전자에는 ‘타이젠(Tizen)’, LG전자에는 ‘웹OS’라는 운영체제(OS)가 있다는 점입니다. 두 회사는 대규모 공급 물량과 자체 OS 덕분에 TV 앱 생태계 조성을 위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습니다.

특히, LG전자는 웹OS와 LG채널을 묶은 웹OS 플랫폼 판매로 눈부신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지난 2월 기준 LG전자의 웹OS 플랫폼을 탑재한 TV 브랜드 수가 300개를 넘어섰습니다. ‘LG채널’의 경쟁력이 높아져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한 확장세가 거세다는 평가입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2022년 4분기 미국 시장 기준으로 LG 채널은 381개의 콘텐츠 채널을 보유, 글로벌 TV제조사 중 보유 채널 순위 1위를 기록했습니다.

안승권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사장)가 2020년 1월 6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호텔에서 열린 발표회에서 운영체제‘웹OS’를 적용한 LG전자의 스마트TV를 소개하고 있다.

사실 타이젠과 웹OS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전략적 자산으로 성장하기까지 10년 가까운 인고의 세월을 필요했습니다. 오랫동안 ‘계륵’ 신세였다는 뜻입니다. 타이젠의 탄생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삼성전자가 인텔, 리눅스 재단 등과 협력해 애플, 구글 생태계에 대항할 리눅스 기반의 운영체제 ‘타이젠’을 만듭니다. 인텔이 사실상 발을 빼면서 타이젠에 대한 사내외 관심도 줄어들었습니다. 당시 삼성전자의 한 펠로우(Fellow·최고 기술전문가)는 제조 중심 회사인 삼성전자에서 OS를 개발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털어놓았습니다.

LG전자의 웹OS는 미국 PDA 개발업체 팜이 개발한 팜OS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휴렛팩커드(HP)가 팜OS를 인수해 웹OS로 이름을 바꿉니다. 2013년 LG전자가 HP로부터 웹OS의 소스코드, 개발인력, 관련 문서를 인수했습니다. 웹OS의 특허권은 퀄컴에 팔렸습니다. LG전자도 웹OS를 덜컥 확보한 후 사업화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했습니다.

이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2022년 TV OS 시장점유율은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42.4%로 가장 높고 타이젠 21.0%, 웹OS 12.2% 순이었습니다. (안드로이드는 중저가 TV 브랜드에 많이 탑재돼 있습니다.)

OS 비즈니스는 도시를 건설하는 것과 맞먹을 정도로 꽤 까다롭지만, 그 열매는 달콤합니다. 어느 정도 점유율을 확보하면 생태계의 질서를 주도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스마트TV에 ‘넷플릭스’ ‘프라임비디오’ ‘디즈니+’ ‘파라마운트+’ ‘푸보TV’ ‘지포스나우(GeForce NOW)’ ‘틱톡’ 등 TV 앱을 탑재해 주고 수수료를 받고 있습니다.

만약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서와 마찬가지로 TV 사업에서도 구글이 보유한 OS(안드로이드)에 기댔다면, TV 기반의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로 수익을 올리는 데 많은 제약이 따랐을 것입니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은 “TV가 단순히 영상을 시청하는 ‘디스플레이’가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다양한 서비스·콘텐츠를 제공하는 ‘스크린’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이제 가전 기업을 넘어 종합 설루션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비전은 OS에 기반한 능수능란한 기획 능력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애플, 아마존, 삼성, LG 등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통합해 고객을 묶어두고(Lock-in),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의 경제를 만들고 있습니다. 현대 스토리 비즈니스 환경이 점점 복잡해지는 이유입니다.

출처: https://www.chosun.com/economy/tech_it/2023/04/27/B4DUGXZ5URC5RGRVNZV34XWR3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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